영어몰입교육 10문 10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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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어로 하는 영어교육'이 영어몰입교육 아닌가요?

영어몰입교육(immersion education)과 '영어로 하는 영어교육'(TEE : Teaching English in English)와는 다릅니다. TEE는 정규 영어수업 시간에 영어로만 영어수업을 하는 것입니다. 영어수업 시간에 하는 활동, 설명, 문답, 토론 등을 영어로만 하면 이해하는 학생도 있지만 알아들을 수 없는 학생도 있기 때문에 TEE도 교육현장에서 100% 적용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영어몰입교육은 영어교과 시간 뿐만 아니라 수학, 과학, 미술, 체육 등 다른 과목도 영어로 수업하는 것입니다. 즉 제2언어를 가르치기 위해서 정규 교과시간에 모국어 대신 제2언어를 주로 사용하는 수업을 말합니다.

'몰입'(immersion)이라는 말은 2차 세계대전 때 해외 파병군들에게 실시하던 집중 언어훈련 프로그램에서 최초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다 1960년대 중반 영어와 불어를 함께 쓰는 캐나다 퀘벡에서 처음 몰입교육이 시도되었습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제2언어인 불어를 학습시키기 위해 정규 수업시간에 불어를 사용했는데 이 때 처음 개발된 것이 ‘몰입교육’입니다.

 

2. '영어몰입교육'을 하면 국어, 역사 시간도 영어를 써야 한다던데…

캐나다의 사례에서 보듯이 몰입교육은 습득하려는 언어가 공용어 또는 제2언어인 나라에서 적용되고 있습니다. 몰입교육을 하고 있는 미국, 호주, 아일랜드, 뉴질랜드,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나라들은 영어를 모국어나 제2언어로 사용하는 제2언어 교육환경(ESL : English as a Second Language)의 국가들입니다. 영어를 외국어로 가르치는 한국에는 적용되기 힘든 교육방법입니다.

따라서 정규 교과시간을 몰입교육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그 나라에서 영어를 이중언어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모국어와 비슷한 등급으로 영어를 놓고 공교육에서 영어를 제2언어로 사용하려는 정책을 도입하는 시초라는 것입니다.
이러함에도 모국어와 자기역사마저 외국말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부 몰지각한 정치가와 교육관료들이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도 아닌데 제 나라의 말과 역사를 영어로 배우라는 것은 기존의 교육체계를 완전히 전복시키는 것이며, 학생들이 모든 과목을 모국어로 배울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입니다.

 

3. '몰입교육'이 기존의 영어교육법과 특별히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몰입교육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에서 수학, 과학 시간에 배운 영어를 학교밖에서 계속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 일본, 중국과 같은 외국어 교육환경(EFL :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에서는 사용할 수도 없고 사용해서도 안 되는 교수법입니다. 또 이 프로그램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능숙한 이중언어 교사가 확보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유능한 수학교사, 과학교사이면서 동시에 영어도 능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몰입교육이 실시되려면 현재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을 그대로 영어로 번역해 놓은 교과서도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만약 수학, 과학 시간에 영어로 가르쳐서 수학, 과학 실력이 떨어질 것이 예상된다면 몰입교육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를 몰입교육의 특성에서는 '가산적 이중언어사용'(additive bilingualism)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몰입교육 때문에 모국어 발달이 뒤처지거나 다른 교과 학습에 결손이 생긴다면 결코 시도해서는 안 되는 교육방법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일부 사립초등학교 학생들은 몰입교육을 받고 있는 과목을 이해하지 못해 학교 밖에서 과외비를 들여 배우고 있습니다.

 

4. 현재 한국에서 영어몰입교육을 하고 있는 곳은 어떤 학교들인가요?

1996년 한국에서는 최초로 서울영훈초등학교가 몰입교육을 도입한 후에 일부 사립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영어몰입교육을 해왔습니다. 삼성 이건희 전 회장의 손자가 다닌다는 영훈초등학교는 한 학급의 담임이 내국인 1명, 외국인 1명 해서 2명이나 됩니다. 1년에 1,000만원 가까운 교육비가 드는 영훈초등학교는 미국 초등학교에서 사용하는 교재들 중 한국 수업내용과 관련된 부분을 정리하여 가르치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중언어에 능통한 교사도 없고 교과서도 없는 영훈초등학교의 아이들은 몰입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방과후에 또 영어과외를 받습니다. 한 3학년 외국인 담임은 "학부모들은 교사가 마술봉을 휘둘러 영어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해리포터가 아니다. 영어교육에 특별한 방법은 없다."고까지 고백하였습니다.

지난 2월 대통령인수위원회 '어륀지 파동' 이후 몰입교육을 하는 사립초등학교가 크게 늘었고 심지어 공립초등학교조차 정규 수업시간에 실시하고 있다고 발표되었습니다. 지난 7월 28일 영어몰입 연구학교인 서울광남초등학교를 비롯하여 서울시내 30여 개의 공사립 초등학교가 몰입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제주도 또한 서귀포초등학교를 포함하여 3개의 초등학교에서 영어몰입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 1년 등록금이 1,500만원이나 되는 민족사관고와 3년 교육비가 3,000만원에 달하는 청심국제중이 영어몰입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이 한국의 영어몰입교육은 영어를 잘 하기 위한 교육적 목적으로 들여온 것이라기보다 명문대 진학을 위한 귀족학교인 특목중, 특목고 입학의 수단으로 활용되어 온 측면이 많습니다.

 

5. 다른 나라들의 영어몰입교육 사례는 어떠한가요?

2003년부터 초중고 수학, 과학을 영어몰입으로 가르치고 있는 말레이시아가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말레이시아는 다민족, 다인종 국가로 200년 가까이 영국의 식민지였으며 말레이어가 공용어이고 서로 다른 민족끼리는 영어를 쓴다고 합니다. 6년 가까이 몰입교육을 해온 결과 80%의 학부모들이 사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한 달 수입의 20%를 영어 사교육에 투자하고 있다고 합니다. 택시기사 무스리 씨는 "아이가 세 명이라 영어 사교육을 위해 아내가 일해야 한다"고 한숨짓습니다. 한 학급 25명 가운데 30~40%인 8~10명 정도는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여 방과후에 나머지 공부를 합니다. 한 초등학교 학원장은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방치되고 있다”고 증언합니다.

영어몰입교육을 하지 않아도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핀란드는 한때 수학을 영어로 가르친 적이 있지만 원리 설명의 어려움과 난이도 높은 문제를 영어로 설명하기 힘들어 폐기하였습니다. 대신 핀란드는 정규 영어시간의 질을 높이기 위해 영어 교수법을 개발하고, 영어교사들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투자하는 등 영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준비만 10년 동안 했다고 합니다.

 

6. 부작용이 있더라도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몰입교육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우리보다 영어회화를 잘 못하는 일본은 완벽한 국가적 영어번역 시스템으로 세계적인 지식강국이 되었습니다. 일본은 모든 사람이 영어를 잘 하는 것보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빨르고 정확하게 저렴한 번역서를 내놓아 다수의 일본인들이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공교육은 생각하는 힘, 스스로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것에 중점을 두고 영어는 그 다음이라는 철학으로 지금껏 초등학교에서도 영어를 정규 교과목으로 가르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철학 덕분인지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9명 가운데 7명이 해외유학을 가지 않고 순수하게 국내에서만 공부한 과학자들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제주도나 경제자유구역 등의 지역 전체를 영어 상용지역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영어교육과 이병민 교수는 “현재 국제 무역은 영어가 주도하고 있지만 이러한 경향이 계속될지는 뚜렷하지 않다. 특히 아시아와 중남미 경제권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어떤 언어가 무역의 중심언어로 등장할지는 미지수이다.”라고 주장합니다.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중국어, 일어를 비롯한 아시아 언어들과 중남미 언어 등 다양한 외국어를 습득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비보이들이 영어 한마디 못해도 외국에 나가서 몸으로 세계를 흥분시키고 있습니다. 박태환 선수가 영어를 잘 해서 세계 수영을 놀라게 하고 봉준호 감독이 영어를 공부를 잘해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춘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진정한 국제경쟁력은 영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회 각 분야의 전문적인 실력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7. 그래도 학교에서 영어를 더 많이 사용하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외국어 교육환경에서는 영어를 언제 시작하느냐보다 영어를 학습하려는 강한 동기를 가지고 의미있고 강도 높은 학습을 얼마나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영어학습에 대한 흥미와 동기를 가지고 의미있고 강도 높은 학습을 4,000시간 이상 하지 않으면 의사소통 능력을 갖춰지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모든 한국의 학생들이 이런 학습과 실력을 갖추는 것은 영어몰입교육을 해도 불가능한 이야기이며 차라리 이민을 가는 것이 낫다고까지 이야기합니다. 무엇보다 왜 모든 아이들이 영어회화를 원어민처럼 잘 해야 합니까?

가수 신해철 씨는 인수위의 영어몰입교육에 대해 “어떤 버드 해드 띵킹의 발상인지 코리안 트로디셔널 캔디 같은 소리(새 대가리에서 나온 엿 같은 소리)”라고 비꼰 적이 있습니다. 그는 평생 영어를 쓸 필요가 없는 사람들에게 영어를 강요하며 사교육을 부추기는 것은 반민주적인 일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영어를 매우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국제중학교나 외국어고등학교는 내신의 불리함을 감수하고라고 명문대를 진학하기 위한 도구가 되었지 진정한 의사소통 중심의 영어교육을 위한 교육과는 거리가 멉니다. 정부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명문대로 가기 위한 도구가 돼버린 영어교육부터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8. 그런데도 대통령, 교과부장관, 교육감들은 몰입교육을 하려는 건가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무려 초기 건립비만 1,000억원이 든 파주영어마을 세우자 기초자치단체조차 우후죽순 영어마을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초기 건립비만 600억원이 든 수유영어마을을 만들었습니다. 방학 때 수천만원, 수백만원을 들여 영어캠프를 가는 수요을 국내에 흡수하기 위해 지었다는 영어캠프 프로그램은 한 번 가면 다시는 가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어졌는데도 천문학적인 세금이 들어간 것입니다. 이렇게 만든 영어마을들이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해 민간에 위탁하거나 학기중에 학생들을 강제로 입소시키는 반교육적인 행정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 교과부장관, 교육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교육비에서 영어가 차지하는 비율이 40%에 달하고 이는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원어민들의 수업을 알아듣지 못하는 학생들이 영어를 더 많이 배워야 하고, 특목고 진학을 위한 영어열풍이 영어사교육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영어 사교육을 잡는다고 공교육에서 아침시간, 수업시간, 방과후시간, 방학기간 등의 영어교육을 확대․강화하고 몰입교육까지 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영어몰입교육은 오히려 영어교육 인플레이션(영어교육에 과잉 투자하여 과도한 선행학습을 하는 현상)을 가중시켜 사교육비만 더 부추길 것이 뻔합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과목을 모국어로 배울 수 있는 권리를 빼앗고 사교육 광풍을 일으킬 영어몰입교육은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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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주도에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학교가 만들어지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지난 8월 12일 한나라당 제주도당이 마련한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 방안」 정책토론회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일부 개정법률안’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었습니다. 제주도의회의 동의와 제주도민들의 의견수렴도 거치니 않은 이 법안 때문에 수천만원짜리 유치원과 초중학교를 허용하는 국제학교가 문을 열게 된다. 이렇게 문을 연 국제학교가 벌어들인 이익금을 본국으로 송금할 수 있어 학교가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짙습니다.

또 이들 학교에서는 기본교육을 이수하지 않아도 학력을 인정해줘 국내외 명문대 진학을 위한 입시명문학원이 될 우려가 큽니다. 몇 억원씩 교육비를 투자할 수 있는 소수 부유층의 명문대 진학을 위한 도구로 전락할 국제학교는 제주도민에게 이익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열악한 지방재정에 손해만 입히게 될 것이 뻔합니다. 제주도에 몰아치는 영어광풍, 몰입열풍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제주도민들을 위한 질높은 공교육은 멀어지고 부유층의 대물림을 위한 교육투기장으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10. 영어몰입교육을 막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앞서 말했듯이 한국은 영어몰입교육을 할 수 있는 교육환경도 아니고 그런 여건과 인력도 갖추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소수 부유층들의 부의 대물림을 위해서 영어몰입교육이 활용되고 그런 부유층이 일으킨 영어인플레이션이 모든 계층의 아이들과 학부모의 삶을 피폐화시키고 있습니다.

인수위 어륀지 파동 이후 이명박 대통령은 ‘영어몰입교육을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지만 재선과 인기에 영합한 시도 교육감들은 몰래몰래 몰입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미친소 미친교육을 향한 전국의 촛불집회로 주춤했던 영어몰입교육이 지금 제주도에서 합법적, 전면적으로 시행되려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모국어로 교육받을 수 있는 정상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영어몰입교육에 반대하고 이 정책이 가져다 줄 반교육적인 효과들에 대하여 서로 이야기하고 알려야 합니다. 국제학교가 만들어진다면 그 이익금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거나 학교영리법인이 독차지할 것에 대해서 제주도민들이 인지할 수 있게 시민사회단체들의 선전활동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제주도가 영어교육 장사치들이 판치는 시장판으로 변한다면 경제자유구역을 비롯하여 제2, 제3의 제주영어도시가 생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나라 전체가 영어교육 시장판으로 바뀔 수도 있는 이 방안에 대한 저지 투쟁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합니다.

이 투쟁은 제주도민들만의 투쟁이 되어서는 안 되며 전국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할 싸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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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보제주
        제주 영어교육도시는 하도급과 역외유출 창구인가?

          …  '영리법인 사학의 허용이 가져다줄 효과는 뭘까'

무슨 법이고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를 수 있는데, 얼마 전에 제주도에서 영리법인 병원의 허용이 무산된 점은 기억나지 않을까 한다. 정부의 개정안은 그 법이다. 영리법인 병원만 제외한 채, 나머지 내용들을 담아 법안을 냈다.

그러면서 영리법인의 제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들어오려는 사립학교에 한해서는 영리행위를 허용한다는 내용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개정안대로 한다면, 2011년 영리행위가 보장되는 국내외 사립 초중고가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국제학교’ 형태로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117만평 부지의 제주 영어교육도시에 개교한다. 현재 제주도와 사업시행사(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국토해양부 산하 공기업, 이하 ‘JDC’)는 우선 싱가폴과 영국 등의 4개 학교를 염두에 두고 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앞서, 약간의 배경 설명이 필요하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원래 안이 있었다. 3개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2007년 9월에 수립한 ‘영어교육도시 조성 기본방안’이 그것이다. 이걸 ‘기본안’이라고 부르자.

그런데 올 6월에 새로운 방안이 만들어졌다. ‘영어교육도시 조성 기본방안 개선안’(‘개선안’으로 칭한다)이 그것인데, 이 개선안은 작년 연말부터 BCG(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수행하고 있는 연구용역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정부가 낸 법안은 개선안의 내용대로 하자는 거다.

그러니까 작년 9월에 만들어진 기본안이 있었는데, 9개월만인 올해 6월에 개선안이 나온 것이다. 그러면서 영리법인 학교의 허용 내용이 포함되었다. 따라서 9개월만에 바뀐 2개의 안, 기본안과 개선안의 차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잠재수요층은 5배, 부지는 2배 가량 늘었지만, 예상 인구는 줄어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초중고 12개 학교가 들어설 예정이다. 학생은 9천명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들 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잠재수요층은 얼마나 될까.

기본안에서는 9만명이었다. 조기유학 가는 학생, 갔다가 귀국한 학생, 외고에 진학했거나 지원한 학생 등을 더한 숫자다. 물론 조기유학 후 귀국한 학생이 외고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중복된 인원을 감수하고 산출한 수치다. 즉, 기본안의 9만명은 최대치이다.

그런데 개선안에서는 45만명을 제시하고 있다. 제주도청과 JDC도 지금은 잠재수요층이 45만명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9개월 만에 잠재수요층이 9만명에서 45만명으로 5배 증가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발가용지도 늘었다. 기본안의 개발가용지는 65만평인데, 실제로 개발할 수 있는 부지는 47만평이었다. 하지만 개선안에서는 실제 개발가용지가 83만평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재밌는 부분은 잠재수요층이 5배, 실제 개발가용지가 2배 정도 늘었지만, 변하지 않은 수치가 있다는 점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들어설 학교는 여전히 12개교다. 학생수는 9천명에서 8,62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 가겠다고 한 인원도 늘고 땅도 늘었는데, 학교와 학생은 변함없다. 이해가 쉽지 않다. 만약 당신이 사업을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수요가 풍부한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여기에 더해, 줄어든 수치를 만나면 더 재밌다. 기본안에서는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전체 거주인구가 2만 6천명, 주택 거주인구가 2만명, 주택이 1만 세대였다. 그런데 개선안에서는 전체 거주인구 22,988명, 주택 거주인구 13,813명, 주택 5,875세대로 줄었다. 잠재수요와 개발가용지가 늘었는데, 예상 인구와 주택은 감소한 것이다. 이해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다.

수요도 늘고 땅도 커졌으면 들어설 학교, 학생, 인구를 조금이나마 키우는게 인지상정이 아닐까. 9만명 수요일 때 9천명 학생이었다면, 45만명 수요일 때는 9천명보다 많아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런데 학교는 그대로고, 학생과 인구 등은 줄었다. 그렇다면 수요 45만명은 뭘까. 허수일까.

물론 2만 6천명의 인구가 최대치로 확정되어 있는 상태였다면, 그래서 늘릴 수 없고 줄일 수만 있었다면, 개선안의 예상 인구가 왜 줄었는지는 짐작할 수 있다. 핵심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확실하지는 않으나, 이미 공개된 자료에 비추어보면 “학생만 보낼 뿐, 학부모가 따라오지 않는” 게 원인이다. 초등학생은 모르나, 중고등학생의 학부모 거주인원이 20%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생만 보내고 학부모가 따라오지 않는 형태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학교 찾아 삼만리’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애용한 위장전입을 하던, 실제 이사를 가던 간에 가족은 함께 있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학생만 보내고 학부모가 따라오지 않는 형태’와 유사한 것은 유학이다. 초중고 학생이 제주도로 가는 것이므로, 제주도 조기유학인 셈이다.

# 제주도로 조기유학 보낼까요? 필리핀이나 동남아로 보낼까요?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일상생활에서 외국인과 교류가 가능한 영어권 환경을 구축한다. 이게 뭔지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파주 영어마을이 8만평 규모인데, 이것보다 14배 넓은 땅에 조성되는 대규모 영어마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전체 부지 117만평).
물론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영어몰입학교가 들어서기 때문에, 일반적인 영어마을과는 다르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중장기 체류이나, 영어마을은 단기 체류라는 점도 다르다.

하지만 제주도로 과연 조기유학을 보낼까. 조건은 두 가지다. 첫째, 비용이 싸야 한다. 미국 조기유학의 년 5천만원보다는 당연히 적어야 한다. 하지만 제주 조기유학의 경쟁자는 미국이나 영국 등만이 아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필리핀이나 동남아 조기유학이 어쩌면 유력한 경쟁자다. 따라서 학비가 년 500만원이 넘으면 곤란하다.

둘째, 진학에 유리한 학교여야 한다. 이름있는 학교가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들어와야 하며, 그 학교를 마친 후 국내외 유명학교에 진학할 수 있어야 한다. 조기유학의 목적에 영어습득만이 아니라 진학(상위 학벌 취득)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주영어교육도시가 그 의도대로 조기유학 수요를 흡수하려면 무조건 이름있는 국내외 사학을 유치해야 한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학교들을 물색할 수 있을까. 현재 제주도와 JDC가 마음에 두고 있는 싱가폴의 기숙학교 래플스 주니어칼리지(Raffles Junior College)는 학비가 월 1200달러(월 120만원)다. 영국의 킹스칼리지스쿨(King's College School)은 Junior school의 경우 학기당 3815파운드(2개 학년)와 4300파운드(4개 학년)이고, Senior school의 경우 4775파운드다. 우리 돈으로 하면 1년 학비가 1508만원, 1700만원, 1888만원이다. 비싸다. 그래서 두 번째 조건은 충족할지 모르나, 첫 번째 조건은 만족시키기 어렵다.

<표 1> 제주 영어교육도시 기본안과 개선안의 인구 비교



기본안

개선안

증감

비고

잠재수요층

90,000명

450,000명

△ 36만명

+ 400%

실제 개발가용지

47만평

83만평

△ 36만평

+ 76.6%

초중고 학교수

12개교

12개교

-

비율만 조정

초중고 학생수

9,000명

8,620명

▼ 380명

- 4.2%

전체 거주 인구

26,000명

22,988명

▼ 3,012명

- 1.2%

주택 거주 인구

20,000명

13,813명

▼ 6,187명

- 30.9%

주택 세대수

10,000세대

5,875세대

▼ 4,125세대

- 41.3%

* 기본안: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 기본방안,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2007년 9월

** 개선안: 제주영어교육도시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공청회 자료, JDC, 2008년 7월

물론 이름 있는 학교를 유치하면서도 저렴한 학비를 만들 수 있다. 국가나 제주도가 지원하면 된다. 그리고 이미 외국 학교들은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분교를 만들 경우, 토지 무상 제공과 학교 건립비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제주도 또한 그럴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이와 유사하게 추가로 학교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다. 그러면 학비는 저렴해진다.

하지만 이 그림은 외국 학교들에게는 이상적이나, 제주도에는 이상적이지 않다. 외국 학교 입장에서야 땅 주고 건물 주고 운영비 보태주니 비용을 그리 들이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학교의 수입은 가져갈 수 있으니, 제주 영어교육도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그런데 제주도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보태주지만, 교육사업으로 발생하는 수익금은 제주에 있는게 아니라 역외유출될 뿐이다. 남아있는 것은 제주영어교육도시의 거주민이나 유동인구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인데, 개선안에서 밝히고 있듯이 제주영어교육도시 거주민에 학부모는 적다. 초중고 학생의 소비능력을 과대평가하지 않는 한, 경제적 유발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언제나 그렇듯, 제주도민의 세금을 믿어야 한다.

# 영리학교, 분교 설립인가? 하도급인가?

그래도 싸고 이름있는 학교가 있지 않을까 믿을 수 있다. 하지만 학교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세계적으로 보면, 주로 영리법인 학교가 해외 진출을 하는데, 그 방식은 분교 설립, 교육과정 교류, 이름 빌려주기(라이센스) 등 세 가지다.

이 중 분교 설립은 비용이 많이 든다. 땅도 사야 하고, 건물도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웬만한 마음이 아니라면 결행하기 어렵다. 특히, 가만히 있어도 한국 학생이 찾아오는 소위 이름있는 학교(영리법인이든 비영리법인이든)라면 구태여 돈 들여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 분교를 설립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주로 하는 게 교육과정 교류나 이름 빌려주기다.

제주도의 경우,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학 분교 유치와 관련한 이야기가 상당히 진척되었는데, 그 형태로는 분교 설립이 아니라 교육과정 교류나 이름 빌려주기가 유력하다. 헬싱키경제대학에 다녀온 제주도 핵심 관계자도 교육과정 교류 등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교육과정 교류나 이름 빌려주기란 말은 그럴 싸 하게 들리나, 하도급에 가깝다. 외국 학교는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주거나 학교 이름을 빌려주고, 실제 운영은 다른 사람이 한다. 아마 한국인이 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 학교의 장이나 교사(또는 교수)가 한국에 와서 가르치기도 하겠지만, 그거야 말이 안 나올 정도로만 하면 된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의 개정안에는 친절하게 “국제학교법인은 도교육감의 승인을 얻어 국제학교의 운영을 다른 법인이나 단체 등에 위탁할 수 있다”(제189조의7 제1항)고까지 되어 있다.

결국 교육과정 교류나 이름 빌려주기 방식을 한다면, 또는 국가나 제주도가 경비를 지원해준다면, 학비가 필리핀이나 동남아 조기 유학 수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이 만들어준 땅과 건물에서 한국인이 하도급받아 운영한다면 이걸 ‘유치’라고 해야 할까.

적어도 외국 학교 입장에서는 ‘대박’이다. 땅 사지 않아도 된다. 건물 짓지 않아도 된다. 웬만한 비용은 한국과 제주도가 대준다. 학교운영도 교육과정만 주면 된다. 아니면 학교명만 빌려주면 된다. 가끔 들러서 수업하거나 시찰하면 된다. 그러면 돈이 들어온다. 그리고 본국으로 송금한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이익이 나온다.  이게 한국과 제주도민에게 도움이 되는 걸까.

# 영리행위 허용은 역외유출?

제주영어교육도시 구상이 나왔을 때의 학교는 국립이었다. 그러다가 공립이 되고, 지금은 사립으로 바뀌었다. 개선안에서는 12개 학교 중 공립이 1개교이고, 사립이 11개교이다. 하지만 공립 1개교도 민간 임대 방식의 차터스쿨(Charter School: 한국은 ‘공영형 자율학교’로 부른다)이기 때문에, 사실상 12개 학교 모두 사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중 ‘국제학교’는 영리행위가 허용된다. 현재로서는 외국 법인이 설립하고, 국내 법인이 위탁운영하는 형태가 대부분일 것으로 판단되나, 향후 제주도가 정하는 조례 내용에 따라서는 국내법인이 직접 설립할 수도 있다.

그 어떤 형태라 하더라도 제주도 입장에서만 보면, 대규모 역외 유출이다. 영리법인 허용과 관련하여, 정부 개정안에 “영리법인도 학교 설립할 수 있다”라는 조항이 있는게 아니다. “학사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도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국제학교법인의 다른 회계로 전출할 수 있다”(제189조의11 제3항)라고 되어 있다. 소위 ‘과실송금 허용’이다. 이것이면 충분하다.

현행법에서는 학교회계(‘교비회계’라고도 한다)에서 다른 회계로의 전출이 불가능하다. 학교회계에서 법인회계로도 안된다. 사학법인이 여러 개의 학교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학교 사이에 돈이 왔다 갔다 할 수 없다.

그런데 과실송금 허용이란 이걸 풀겠다는 거다. 그 다음은 뻔하다. 외국 사학이야 당연히 본국으로 수익금을 송금한다. 국내 사학은 법인 사무실이 있는 서울로 수익금을 보낼 수 있다. 그러니까 학교는 학교인데, 교육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을 그 학교에 재투자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따라서 가끔씩 언론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민족사관고나 영훈초등학교가 제주에 온다고 하더라도, 제주도와 JDC가 유치활동을 전개하는 외국 사학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수익금은 제주에 없다. 역외유출 후 빈자리만 남는다.

전국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제주영어교육도시의 학교만 영리행위가 보장되면, 나머지 지역의 사학에서 역차별을 제기할 수 있다. “우리도 영리행위를 보장해다오”라고 외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입장은 지난 2006년 한미 FTA 논란 와중에 사학 관계자가 견지한 바 있다.

한국 사학들이 제주와의 역차별을 제기하면서 영리행위 보장을 주장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부가 ‘안된다’고 할까. 현 이명박 정부의 성격에 비추어볼 때 상상하기 어렵다. 따라서 제주 영어교육도시 사학의 영리행위가 보장되면, 멀지 않아 전체 국내 사학도 영리행위가 보장된다.

그로 인해 일단 단기적으로 사립대학의 적립금이 없어진다. 지금까지야 등록금 수입이 남아도 적립하였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삼성 성균관대나 두산 중앙대는 등록금 수입이 남으면 법인으로 전출하면 된다. “적립금이 있으면, 학교에 재투자하거나 등록금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불가능해진다. 제주에 있는 사립대학들도 마찬가지다. 그 뒤에는 등록금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사업의 수입에서 등록금이나 수업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성공을 위해 이야기되는 영리법인 학교의 허용은 전국적으로 등록금과 수업료의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위해 ‘학사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법인 전출금은 줄이고 수업료는 늘릴 게 뻔하지 않겠는가.

#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사업비는 2배 증가했지만, 수입은 미지수

기본안에서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 사업비는 7천억원이었다. 이 돈은 사업시행사인 JDC, 국고, 민간이 분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JDC만 놓고 보면, 부지 분양 수입 등이 많아 부지조성비용을 지출하여도 1,300억원 정도의 흑자를 예상했다. 그래서 개발이익 환수 차원에서 JDC가 흑자액의 약 85%인 1,143억원을 공공시설 건립비용에 투입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 결과, 학교 등 공공부분의 비용편익(B/C)은 0.99로 추정하였다.

그런데 개선안에서는 사업비가 1조 4천억원으로 2배 증가했다. 개발가용지가 확대되면서 부지매입비나 조성비 등이 증가하였고, 전체적으로 교육 및 공공시설 건설비용이 늘었다. 여기에 갑자기 5천억원짜리 교육문화예술시설이 추가되었다. 그래서 9개월만에 갑절로 늘었다. 반면에 부지조성비의 직간접비와 교육 및 공공시설의 금융비용은 줄었는데, 부지가 커지고 사업비가 증가한 면에 비추어볼 때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표 2> 제주 영어교육도시 기본안과 개선안의 사업비 비교(단위: 억원)



기본안

개선안

증 감

부지

조성비

부지매입비

64.6

354

▲ 289.4

부지조성비

1,725.6

2,211

▲ 485.4

기타시설 건축비

57.5

57

▽ 0.5

직간접비

269.8

109

▽ 160.8

금융비용

127.0

399

▲ 272.0

소 계

2,244.5

3,130

▲ 885.5

교육 및 공공시설

학교

3,448.2

3,742

▲ 293.8

영어교육센터

417.4

768

▲ 350.6

대학교

959.0

1,241

▲ 282.0

공공시설

387.1

535

▲ 147.9

금융비용

394.0

-

▽ 394.0

소계

5,605.7

6,286

▲ 680.3

교 육 문 화 예 술 시 설

-

5,147

▲ 5,147.0

총계

7,850.2

14,563

▲ 6,712.8

비용이야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치자. 더 큰 문제는 1조 4천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어떻게 조달하느냐 이다. 기본안에서는 그게 있었지만, 지금의 개선안에서는 없다. 당연히 공공부분의 비용편익 분석도 없다. 흑자가 될지, 적자가 될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답답하다. 이렇게 사업을 진행해도 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관건은 JDC가 기본안처럼 1,300억원 정도나 그 이상을 남길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만약 1,300억원 미만이면 공공부분에 투입할 재정이 부족하여 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없다. 관련된 자료나 연구용역 결과가 있을 것으로 사료되나,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가지 확실한 부분은 외국 사학의 ‘부지 무상 제공 및 건립비 지원’ 요구를 수용하면, JDC의 부지 분양 수입은 줄어들고, 중앙정부나 제주도가 부담해야 할 학교 건립비는 증가한다는 점이다. 기본안에서는 이럴 경우 비용편익(B/C)가 0.68~0.78로 추정한 바 있다.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하여 눈여겨볼 부분은 두 가지다. 첫째, <제주영어교육도시 도시개발구역 지정제안서>(2008. 5)에 따르면, JDC는 주거시설 안에 레지던스 시설(800객실 수준)과 콘도미니엄 시설(1,000객실 수준) 등 중단기 임대시설을 세우려고 한다. 콘도 분양 및 각종 임대 수입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가 판단된다. 둘째, 기본안에 없던 도합 2만 4천평 규모의 ‘기타 교육시설’이 새롭게 보인다. 학교 이외에 별도의 교육관련 수익사업이 아닐까 여겨진다.

# 잠재수요 45만명은 690명의 설문조사에서, 그 중 60% 이상은 월소득 500만원 이상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아이를 보내겠다는 잠재수요층이 9개월만에 9만명에서 45만명으로 5배 늘어났다. 그렇다면 이 45만명은 어떻게 산출했을까. 역시 관련 조사결과가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에 단서가 제공되어 있다.
 
45만명은 작년 12월부터 올 1월까지 한국리서치가 학부모 690명과 대학생 210명 등 총 9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나온 수치이다. 정확하게는 학부모 690명이 응답한 비율에 모집단의 수를 곱해서 산출하였다. 690명의 응답 비율이 45만명이 된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 수치가 정확한 것인지 불투명하다. 모집단이 어느 정도 규모이고 해당하는 인구통계가 무엇인지, 표본은 어떻게 추출했는지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즉, 설문조사의 내용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45만명’이라는 수치만 언급하고 있어서 의아할 따름이다.

뿐만 아니라 예전 사례와도 배치된다. 기본안을 수립할 때 설문조사를 하여 47.7%라는 비율을 얻은 바 있으나, 여기에 곱하기 해서 몇 명이라는 수치를 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언제는 설문조사 결과를 참고만 하다가, 언제는 설문조사 결과를 가지고 잠재수요층의 수치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해보자. 제대로 했을 것이라고 보자.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꺼리가 없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690명의 표본은 630명의 랜덤과 60명의 부스터로 구성되어 있다. 부스터 표본의 분포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랜덤 표본의 가구소득 분포는 알 수 있다.

<표 3> 제주영어교육도시 수요 추정 설문조사의 랜덤표본(학부모 630명)

월평균 가구소득

인원

비율

500만원 이상

300-499만원

230명

36.5%



500-699만원

250명

39.7%

63.5%

700만원 이상

150명

23.8%

630명





* JDC, <제주영어교육도시 도시개발구역 지정제안서>(2008. 5), 개발계획서의 11쪽

랜덤 표본 630명 학부모는 모두 월소득 300만원 이상이다. 월소득 500만원 이상은 400명으로, 63.5%에 달한다. 700만원 이상도 1/4 수준이다. 60명 부스터표본은 심층 파악을 위해 추가 확보한 인원이므로, 램덤 표본과 유사하거나 더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곧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어느 계층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시장조사 차원에서 이루어진 설문조사인 까닭에 월소득 300만원 이상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주요 대상이 누구인지도 알 수 있다. 최소한 월소득 300만원 이상, 가급적 500만원 이상은 되어야 제주영어교육도시를 소비할 자격이 되는 것이다.

   
▲ 송경원 진보신당 교육담당
하긴 그래야 앞뒤가 맞는다. 제주영어교육도시의 학비는 1년에 500-600만원 선으로 예정되어 있다. 기숙사비까지 합하면, 1천만원이다. 여기에 아이를 유학보내야 하니 그 외 비용도 필요하다. 정부측 연구용역은 그 일체의 비용을 학생 단독 유학일 경우에는 1,850만원, 부모 1인과 동반 유학일 경우에는 2,500만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현재 제주도와 JDC가 염두에 두고 있는 외국 학교의 경우에는 비용이 더 비싸다.

이 정도 비용을 부담하려면 경제적 소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마도 월평균 500만원은 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면, 서민은 제주영어교육도시를 이용할 수 있을까. 서민에게 제주영어교육도시는 뭘까.

그리고 제주도민에게 제주영어교육도시는 뭘까. 690명 표본의 지역별 분포가 공개되어 있지 않은데, 만약 690명 안에 제주도민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제주도민에게 영어교육도시는 뭘까.

<송경원 진보신당 교육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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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보제주

영어교육도시 개발가용지, 18만평 늘었나? 36만평 늘었나?

… 실제 개발가용지 61만m2(18만평)가 아닌 121만m2(36만평) 증가


1. 지난 6월 3일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제주영어교육도

시 기본방안 개선안>(이하 ‘개선안’)에서 영어교육도시의 개발가용지를 추가로 61

만m
2 증가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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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대상 : 약 426만㎡약 386만㎡

- 실제 가용면적 및 효율적 도시공간 조성을 위해 사업부지 조정(426만㎡→ 386만㎡, 40만㎡ 감소)

 

보전대상지를 사업대상지역에서 제외(101만㎡ 감소), 개발가용지 추가(61만㎡ 증가) 실제 부지면적 확

<기본방안과 개선(안) 비교>

구 분

기본방안

개선(안)

사업대상

부지면적

․전체면적 426만

- 개발가용지 216㎡

- 보존대상지 210㎡

․전체면적 386

- 개발가용지 277㎡

- 보존대상지 109㎡

 

* 출처: 제주영어교육도시 기본방안 개선안 보도자료(2008. 6.3.)

* 진하게 밑줄 부분이 개발가용지 변동부분임

 

2. 그런데 지난 7월 4일 있었던 <제주영어교육도시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공청회>(이하 ‘공청회’) 자료에서는 개발가용지 216만m2(65만평) 중 실제 개발가용지는 156만m2(47만평)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교육 Zone 도입 등 교육수요 충족을 위하여 추가 면적 필요’하다면서 ‘개발가용지 276만m2(83만평)’라는 수치를 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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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 두 자료를 종합해 분석해 보면, 개발가용지는 61만m2(18만평) 증가한 것이 아니고(216만m2 → 277만m2), 개발가용지는 121만m2(36만평) 증가한 것이다. (156만m2 → 277만m2). 개선안 발표와 달리 개발가용지 증가폭이 36만평으로 2배의 차이가 난다.

 

4. 공청회 자료에 나와있는 기본안 토지이용계획안과 개선안의 토지이용계획안을 비교해보면, 기본안의 서남쪽과 동남쪽으로 부지가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확대된 부지의 면적이 61만m2(18만평)으로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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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기본안 개발가용지 216만m2(65만평)의 실제 개발가용지는 156만m2(47만평)이므로 개발가용지가 부족한 것이다. 따라서 기본안 부지 중에서 애초 개발이 불가능한 개발보전대상지를 제외하고, 서남쪽과 동남쪽의 121만m2(36만평)를 추가하여 개발가용지를 확대한 것이다. 이를 개선안 발표에서 마치 61만m2 만 증가한 것처럼 밝히고 있는 것이다. 즉, ‘관계부처 합동의 공식 문서 따로, 실제 내용 따로’인 셈이다.

 

6. 제주특별자치도와 JDC는 실제로 개발가용지가 확대된 증가 폭이 정확히 어느 정도이고, 관계부처 합동의 개선안에 61만m2 라는 수치를 넣어서 개발가용지 증가 폭을 절반으로 축소시켜 발표한 이유를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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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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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육도시, 돈 먹는 하마인가?

… 기본안 수립때보다 사업비 2배 증가, 재원조달방안은 불분명


1. 제주영어교육도시 사업시행자인 제주국제자유도시센터(JDC)는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사업비가 1조 4,563억원
이라고 밝혔다. 2007년 9월에 발표된 제주영어교육도시 기본방안(이하‘기본안)의 사업비 7,800억원보다 무려 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2. 전체 부지면적이 축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지조성비는 42.27%(930억원), 교육공공시설비는 12.25%(686억원)가 증가하였다. 또한 지난 6월에 발표된 제주영어교육도시 개선안에 없었던 교육문화예술시설 5,147억원이 새롭게 등장하였다.

 

3. 기본안이 수립된지 1년도 되지 않아 사업계획이 전면적으로 수정되고 사업비가 2배 가까이 증가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1조이상 사업에 수입내역과 재원조달계획이 불투명하다는 것은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JDC가 부지조성비를 부담한다는 것을 제외하고 국가, 민간, 지자체라고만 밝히고 있을 뿐 각 주체별로 얼마의 재원을 조달하는지 정확한 금액을 밝히지 않고 있다.

 

4. 더욱이 사업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교육문화예술시설을 단순히 민간사업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겠다고는 원론적인 문구만 있을 뿐이다. 투자유치가 지리부진 한 현재의 상황에서 기획부동산업자들처럼 청사진만을 그럴 듯하게 걸어놓은 꼴이다.

 

5. 제주특별자치도와 JDC는 기본안과 달리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설계를 포함한 사업 전반이 수정되게 된 배경과 2배 이상 증가된 사업비에 대해 국가, 지자체, 민간 등 각 주체별로 재원조달계획을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1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사업을 ‘하면 된다’는 식으로 뜬구름을 잡아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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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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