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경제대학(HSE) ‘대학유치’인가? ‘간판 빌려오기’인가?

… 학장 내정자 민나 힐로스(Minna Hillos)박사, HSE 교수진 명단에 없어

… 이미 서울과학종합대학원,헬싱키경제대학 전문경영과정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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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헬싱키경제大 제주분교 설치 협약서를 교환하는 장면



서귀포시 제2청사에서 문을 열 예정인 헬싱키경제대학(HSE: helsinki School of Economics) 제주분교의 학장을 민나 힐로스(Minna Hillos) 박사가 맡을 것이라고 한다. 민나 힐로스 박사는 지난 7월 31일과 8월 1일 양일간 헬싱키경제대학을 방문한 서귀포시 방문단과 만남을 가지며 제주분교 운영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헬싱키경제대학 홈페이지에서 교수진을 검색해 보면, 민나 힐로스(Minna Hillos) 박사는 교수 명단(56명)에 없다. 헬싱키경제대학의 교직원 인명 검색 시스템에서도 민나 힐로스(Minna Hillos) 박사의 이름은 검색되지 않는다.

(교수진: http://www.hse.fi/EN/abouthse/organization/professors/)

(교직원 인명 검색: http://www.hse.fi/EN/search/personnel/)


민나 힐로스(Minna Hillos) 박사가 헬싱키경제대학의 교수가 아니라는 것은 헬싱키 경제대학의 총장 및 부총장 4인 모두 현직 교수라는 것과도 비교된다.
(Eero O. Kasannen 총장: Finance 전공, Timo Saarinen 부총장: Information System Science 전공, Hannu Seristö 부총장: International Bussiness 전공, Olli Ahtola 부총장: Marketing 전공).

 

본교와 달리 교수가 아닌 사람이 제주분교의 학장을 맡는다는 것만으로도 제주분교의 위상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학장이 본교의 교수가 아니라면 제주분교가 이름만 분교이지, 강의의 대부분을 한국인이 담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15년간 헬싱키경제대학과 교육과정 교류를 해왔던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2004년부터. 1995년부터 2003년까지는 산업정책연구원이 운영).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은 헬싱키경제대학 유치 과정에서 제주특별자치도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왔을 뿐 아니라 제주분교에 개설할 EMBA 과정을 ‘헬싱키경제대학 전문경영과정’이라는 명칭으로 이미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인 모태인 산업정책연구원(IPS)는 JDC의 의뢰로 용역을 수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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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싱키 경제대학 제주분교가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이 운영하는 방식과 똑같은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이것을 ‘외국대학 유치’라고 볼 수 있는가?

  •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운영하는 과정과는 차별성이 있는가?

  • 이름만 헬싱키경제대학 제주분교이고, 서울과학종합대학원처럼 운영해도 외국대학 유치인가?

  • 만일 이것을‘외국대학 유치’라고 한다면 헬싱키경제대학은 이미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이 유치하지 않았는가?

   

헬싱키경제대학 제주분교가 학장이 본교 교수가 아니고, 학교 간판을 빌려주는 형식으로 야간과 주말에 운영되는 EMBA 과정이라면, 제주특별자치도가‘외국대학 유치’라고 부산을 떨면서 부지와 건물을 제공하는 어리석은 짓을 계속해야 할지 곰곰이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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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보제주
        제주 영어교육도시는 하도급과 역외유출 창구인가?

          …  '영리법인 사학의 허용이 가져다줄 효과는 뭘까'

무슨 법이고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를 수 있는데, 얼마 전에 제주도에서 영리법인 병원의 허용이 무산된 점은 기억나지 않을까 한다. 정부의 개정안은 그 법이다. 영리법인 병원만 제외한 채, 나머지 내용들을 담아 법안을 냈다.

그러면서 영리법인의 제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들어오려는 사립학교에 한해서는 영리행위를 허용한다는 내용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개정안대로 한다면, 2011년 영리행위가 보장되는 국내외 사립 초중고가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국제학교’ 형태로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117만평 부지의 제주 영어교육도시에 개교한다. 현재 제주도와 사업시행사(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국토해양부 산하 공기업, 이하 ‘JDC’)는 우선 싱가폴과 영국 등의 4개 학교를 염두에 두고 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앞서, 약간의 배경 설명이 필요하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원래 안이 있었다. 3개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2007년 9월에 수립한 ‘영어교육도시 조성 기본방안’이 그것이다. 이걸 ‘기본안’이라고 부르자.

그런데 올 6월에 새로운 방안이 만들어졌다. ‘영어교육도시 조성 기본방안 개선안’(‘개선안’으로 칭한다)이 그것인데, 이 개선안은 작년 연말부터 BCG(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수행하고 있는 연구용역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정부가 낸 법안은 개선안의 내용대로 하자는 거다.

그러니까 작년 9월에 만들어진 기본안이 있었는데, 9개월만인 올해 6월에 개선안이 나온 것이다. 그러면서 영리법인 학교의 허용 내용이 포함되었다. 따라서 9개월만에 바뀐 2개의 안, 기본안과 개선안의 차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잠재수요층은 5배, 부지는 2배 가량 늘었지만, 예상 인구는 줄어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초중고 12개 학교가 들어설 예정이다. 학생은 9천명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들 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잠재수요층은 얼마나 될까.

기본안에서는 9만명이었다. 조기유학 가는 학생, 갔다가 귀국한 학생, 외고에 진학했거나 지원한 학생 등을 더한 숫자다. 물론 조기유학 후 귀국한 학생이 외고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중복된 인원을 감수하고 산출한 수치다. 즉, 기본안의 9만명은 최대치이다.

그런데 개선안에서는 45만명을 제시하고 있다. 제주도청과 JDC도 지금은 잠재수요층이 45만명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9개월 만에 잠재수요층이 9만명에서 45만명으로 5배 증가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발가용지도 늘었다. 기본안의 개발가용지는 65만평인데, 실제로 개발할 수 있는 부지는 47만평이었다. 하지만 개선안에서는 실제 개발가용지가 83만평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재밌는 부분은 잠재수요층이 5배, 실제 개발가용지가 2배 정도 늘었지만, 변하지 않은 수치가 있다는 점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들어설 학교는 여전히 12개교다. 학생수는 9천명에서 8,62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 가겠다고 한 인원도 늘고 땅도 늘었는데, 학교와 학생은 변함없다. 이해가 쉽지 않다. 만약 당신이 사업을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수요가 풍부한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여기에 더해, 줄어든 수치를 만나면 더 재밌다. 기본안에서는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전체 거주인구가 2만 6천명, 주택 거주인구가 2만명, 주택이 1만 세대였다. 그런데 개선안에서는 전체 거주인구 22,988명, 주택 거주인구 13,813명, 주택 5,875세대로 줄었다. 잠재수요와 개발가용지가 늘었는데, 예상 인구와 주택은 감소한 것이다. 이해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다.

수요도 늘고 땅도 커졌으면 들어설 학교, 학생, 인구를 조금이나마 키우는게 인지상정이 아닐까. 9만명 수요일 때 9천명 학생이었다면, 45만명 수요일 때는 9천명보다 많아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런데 학교는 그대로고, 학생과 인구 등은 줄었다. 그렇다면 수요 45만명은 뭘까. 허수일까.

물론 2만 6천명의 인구가 최대치로 확정되어 있는 상태였다면, 그래서 늘릴 수 없고 줄일 수만 있었다면, 개선안의 예상 인구가 왜 줄었는지는 짐작할 수 있다. 핵심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확실하지는 않으나, 이미 공개된 자료에 비추어보면 “학생만 보낼 뿐, 학부모가 따라오지 않는” 게 원인이다. 초등학생은 모르나, 중고등학생의 학부모 거주인원이 20%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생만 보내고 학부모가 따라오지 않는 형태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학교 찾아 삼만리’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애용한 위장전입을 하던, 실제 이사를 가던 간에 가족은 함께 있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학생만 보내고 학부모가 따라오지 않는 형태’와 유사한 것은 유학이다. 초중고 학생이 제주도로 가는 것이므로, 제주도 조기유학인 셈이다.

# 제주도로 조기유학 보낼까요? 필리핀이나 동남아로 보낼까요?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일상생활에서 외국인과 교류가 가능한 영어권 환경을 구축한다. 이게 뭔지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파주 영어마을이 8만평 규모인데, 이것보다 14배 넓은 땅에 조성되는 대규모 영어마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전체 부지 117만평).
물론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영어몰입학교가 들어서기 때문에, 일반적인 영어마을과는 다르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중장기 체류이나, 영어마을은 단기 체류라는 점도 다르다.

하지만 제주도로 과연 조기유학을 보낼까. 조건은 두 가지다. 첫째, 비용이 싸야 한다. 미국 조기유학의 년 5천만원보다는 당연히 적어야 한다. 하지만 제주 조기유학의 경쟁자는 미국이나 영국 등만이 아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필리핀이나 동남아 조기유학이 어쩌면 유력한 경쟁자다. 따라서 학비가 년 500만원이 넘으면 곤란하다.

둘째, 진학에 유리한 학교여야 한다. 이름있는 학교가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들어와야 하며, 그 학교를 마친 후 국내외 유명학교에 진학할 수 있어야 한다. 조기유학의 목적에 영어습득만이 아니라 진학(상위 학벌 취득)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주영어교육도시가 그 의도대로 조기유학 수요를 흡수하려면 무조건 이름있는 국내외 사학을 유치해야 한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학교들을 물색할 수 있을까. 현재 제주도와 JDC가 마음에 두고 있는 싱가폴의 기숙학교 래플스 주니어칼리지(Raffles Junior College)는 학비가 월 1200달러(월 120만원)다. 영국의 킹스칼리지스쿨(King's College School)은 Junior school의 경우 학기당 3815파운드(2개 학년)와 4300파운드(4개 학년)이고, Senior school의 경우 4775파운드다. 우리 돈으로 하면 1년 학비가 1508만원, 1700만원, 1888만원이다. 비싸다. 그래서 두 번째 조건은 충족할지 모르나, 첫 번째 조건은 만족시키기 어렵다.

<표 1> 제주 영어교육도시 기본안과 개선안의 인구 비교



기본안

개선안

증감

비고

잠재수요층

90,000명

450,000명

△ 36만명

+ 400%

실제 개발가용지

47만평

83만평

△ 36만평

+ 76.6%

초중고 학교수

12개교

12개교

-

비율만 조정

초중고 학생수

9,000명

8,620명

▼ 380명

- 4.2%

전체 거주 인구

26,000명

22,988명

▼ 3,012명

- 1.2%

주택 거주 인구

20,000명

13,813명

▼ 6,187명

- 30.9%

주택 세대수

10,000세대

5,875세대

▼ 4,125세대

- 41.3%

* 기본안: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 기본방안,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2007년 9월

** 개선안: 제주영어교육도시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공청회 자료, JDC, 2008년 7월

물론 이름 있는 학교를 유치하면서도 저렴한 학비를 만들 수 있다. 국가나 제주도가 지원하면 된다. 그리고 이미 외국 학교들은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분교를 만들 경우, 토지 무상 제공과 학교 건립비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제주도 또한 그럴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이와 유사하게 추가로 학교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다. 그러면 학비는 저렴해진다.

하지만 이 그림은 외국 학교들에게는 이상적이나, 제주도에는 이상적이지 않다. 외국 학교 입장에서야 땅 주고 건물 주고 운영비 보태주니 비용을 그리 들이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학교의 수입은 가져갈 수 있으니, 제주 영어교육도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그런데 제주도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보태주지만, 교육사업으로 발생하는 수익금은 제주에 있는게 아니라 역외유출될 뿐이다. 남아있는 것은 제주영어교육도시의 거주민이나 유동인구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인데, 개선안에서 밝히고 있듯이 제주영어교육도시 거주민에 학부모는 적다. 초중고 학생의 소비능력을 과대평가하지 않는 한, 경제적 유발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언제나 그렇듯, 제주도민의 세금을 믿어야 한다.

# 영리학교, 분교 설립인가? 하도급인가?

그래도 싸고 이름있는 학교가 있지 않을까 믿을 수 있다. 하지만 학교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세계적으로 보면, 주로 영리법인 학교가 해외 진출을 하는데, 그 방식은 분교 설립, 교육과정 교류, 이름 빌려주기(라이센스) 등 세 가지다.

이 중 분교 설립은 비용이 많이 든다. 땅도 사야 하고, 건물도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웬만한 마음이 아니라면 결행하기 어렵다. 특히, 가만히 있어도 한국 학생이 찾아오는 소위 이름있는 학교(영리법인이든 비영리법인이든)라면 구태여 돈 들여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 분교를 설립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주로 하는 게 교육과정 교류나 이름 빌려주기다.

제주도의 경우,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학 분교 유치와 관련한 이야기가 상당히 진척되었는데, 그 형태로는 분교 설립이 아니라 교육과정 교류나 이름 빌려주기가 유력하다. 헬싱키경제대학에 다녀온 제주도 핵심 관계자도 교육과정 교류 등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교육과정 교류나 이름 빌려주기란 말은 그럴 싸 하게 들리나, 하도급에 가깝다. 외국 학교는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주거나 학교 이름을 빌려주고, 실제 운영은 다른 사람이 한다. 아마 한국인이 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 학교의 장이나 교사(또는 교수)가 한국에 와서 가르치기도 하겠지만, 그거야 말이 안 나올 정도로만 하면 된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의 개정안에는 친절하게 “국제학교법인은 도교육감의 승인을 얻어 국제학교의 운영을 다른 법인이나 단체 등에 위탁할 수 있다”(제189조의7 제1항)고까지 되어 있다.

결국 교육과정 교류나 이름 빌려주기 방식을 한다면, 또는 국가나 제주도가 경비를 지원해준다면, 학비가 필리핀이나 동남아 조기 유학 수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이 만들어준 땅과 건물에서 한국인이 하도급받아 운영한다면 이걸 ‘유치’라고 해야 할까.

적어도 외국 학교 입장에서는 ‘대박’이다. 땅 사지 않아도 된다. 건물 짓지 않아도 된다. 웬만한 비용은 한국과 제주도가 대준다. 학교운영도 교육과정만 주면 된다. 아니면 학교명만 빌려주면 된다. 가끔 들러서 수업하거나 시찰하면 된다. 그러면 돈이 들어온다. 그리고 본국으로 송금한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이익이 나온다.  이게 한국과 제주도민에게 도움이 되는 걸까.

# 영리행위 허용은 역외유출?

제주영어교육도시 구상이 나왔을 때의 학교는 국립이었다. 그러다가 공립이 되고, 지금은 사립으로 바뀌었다. 개선안에서는 12개 학교 중 공립이 1개교이고, 사립이 11개교이다. 하지만 공립 1개교도 민간 임대 방식의 차터스쿨(Charter School: 한국은 ‘공영형 자율학교’로 부른다)이기 때문에, 사실상 12개 학교 모두 사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중 ‘국제학교’는 영리행위가 허용된다. 현재로서는 외국 법인이 설립하고, 국내 법인이 위탁운영하는 형태가 대부분일 것으로 판단되나, 향후 제주도가 정하는 조례 내용에 따라서는 국내법인이 직접 설립할 수도 있다.

그 어떤 형태라 하더라도 제주도 입장에서만 보면, 대규모 역외 유출이다. 영리법인 허용과 관련하여, 정부 개정안에 “영리법인도 학교 설립할 수 있다”라는 조항이 있는게 아니다. “학사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도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국제학교법인의 다른 회계로 전출할 수 있다”(제189조의11 제3항)라고 되어 있다. 소위 ‘과실송금 허용’이다. 이것이면 충분하다.

현행법에서는 학교회계(‘교비회계’라고도 한다)에서 다른 회계로의 전출이 불가능하다. 학교회계에서 법인회계로도 안된다. 사학법인이 여러 개의 학교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학교 사이에 돈이 왔다 갔다 할 수 없다.

그런데 과실송금 허용이란 이걸 풀겠다는 거다. 그 다음은 뻔하다. 외국 사학이야 당연히 본국으로 수익금을 송금한다. 국내 사학은 법인 사무실이 있는 서울로 수익금을 보낼 수 있다. 그러니까 학교는 학교인데, 교육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을 그 학교에 재투자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따라서 가끔씩 언론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민족사관고나 영훈초등학교가 제주에 온다고 하더라도, 제주도와 JDC가 유치활동을 전개하는 외국 사학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수익금은 제주에 없다. 역외유출 후 빈자리만 남는다.

전국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제주영어교육도시의 학교만 영리행위가 보장되면, 나머지 지역의 사학에서 역차별을 제기할 수 있다. “우리도 영리행위를 보장해다오”라고 외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입장은 지난 2006년 한미 FTA 논란 와중에 사학 관계자가 견지한 바 있다.

한국 사학들이 제주와의 역차별을 제기하면서 영리행위 보장을 주장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부가 ‘안된다’고 할까. 현 이명박 정부의 성격에 비추어볼 때 상상하기 어렵다. 따라서 제주 영어교육도시 사학의 영리행위가 보장되면, 멀지 않아 전체 국내 사학도 영리행위가 보장된다.

그로 인해 일단 단기적으로 사립대학의 적립금이 없어진다. 지금까지야 등록금 수입이 남아도 적립하였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삼성 성균관대나 두산 중앙대는 등록금 수입이 남으면 법인으로 전출하면 된다. “적립금이 있으면, 학교에 재투자하거나 등록금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불가능해진다. 제주에 있는 사립대학들도 마찬가지다. 그 뒤에는 등록금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사업의 수입에서 등록금이나 수업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성공을 위해 이야기되는 영리법인 학교의 허용은 전국적으로 등록금과 수업료의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위해 ‘학사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법인 전출금은 줄이고 수업료는 늘릴 게 뻔하지 않겠는가.

#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사업비는 2배 증가했지만, 수입은 미지수

기본안에서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 사업비는 7천억원이었다. 이 돈은 사업시행사인 JDC, 국고, 민간이 분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JDC만 놓고 보면, 부지 분양 수입 등이 많아 부지조성비용을 지출하여도 1,300억원 정도의 흑자를 예상했다. 그래서 개발이익 환수 차원에서 JDC가 흑자액의 약 85%인 1,143억원을 공공시설 건립비용에 투입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 결과, 학교 등 공공부분의 비용편익(B/C)은 0.99로 추정하였다.

그런데 개선안에서는 사업비가 1조 4천억원으로 2배 증가했다. 개발가용지가 확대되면서 부지매입비나 조성비 등이 증가하였고, 전체적으로 교육 및 공공시설 건설비용이 늘었다. 여기에 갑자기 5천억원짜리 교육문화예술시설이 추가되었다. 그래서 9개월만에 갑절로 늘었다. 반면에 부지조성비의 직간접비와 교육 및 공공시설의 금융비용은 줄었는데, 부지가 커지고 사업비가 증가한 면에 비추어볼 때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표 2> 제주 영어교육도시 기본안과 개선안의 사업비 비교(단위: 억원)



기본안

개선안

증 감

부지

조성비

부지매입비

64.6

354

▲ 289.4

부지조성비

1,725.6

2,211

▲ 485.4

기타시설 건축비

57.5

57

▽ 0.5

직간접비

269.8

109

▽ 160.8

금융비용

127.0

399

▲ 272.0

소 계

2,244.5

3,130

▲ 885.5

교육 및 공공시설

학교

3,448.2

3,742

▲ 293.8

영어교육센터

417.4

768

▲ 350.6

대학교

959.0

1,241

▲ 282.0

공공시설

387.1

535

▲ 147.9

금융비용

394.0

-

▽ 394.0

소계

5,605.7

6,286

▲ 680.3

교 육 문 화 예 술 시 설

-

5,147

▲ 5,147.0

총계

7,850.2

14,563

▲ 6,712.8

비용이야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치자. 더 큰 문제는 1조 4천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어떻게 조달하느냐 이다. 기본안에서는 그게 있었지만, 지금의 개선안에서는 없다. 당연히 공공부분의 비용편익 분석도 없다. 흑자가 될지, 적자가 될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답답하다. 이렇게 사업을 진행해도 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관건은 JDC가 기본안처럼 1,300억원 정도나 그 이상을 남길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만약 1,300억원 미만이면 공공부분에 투입할 재정이 부족하여 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없다. 관련된 자료나 연구용역 결과가 있을 것으로 사료되나,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가지 확실한 부분은 외국 사학의 ‘부지 무상 제공 및 건립비 지원’ 요구를 수용하면, JDC의 부지 분양 수입은 줄어들고, 중앙정부나 제주도가 부담해야 할 학교 건립비는 증가한다는 점이다. 기본안에서는 이럴 경우 비용편익(B/C)가 0.68~0.78로 추정한 바 있다.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하여 눈여겨볼 부분은 두 가지다. 첫째, <제주영어교육도시 도시개발구역 지정제안서>(2008. 5)에 따르면, JDC는 주거시설 안에 레지던스 시설(800객실 수준)과 콘도미니엄 시설(1,000객실 수준) 등 중단기 임대시설을 세우려고 한다. 콘도 분양 및 각종 임대 수입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가 판단된다. 둘째, 기본안에 없던 도합 2만 4천평 규모의 ‘기타 교육시설’이 새롭게 보인다. 학교 이외에 별도의 교육관련 수익사업이 아닐까 여겨진다.

# 잠재수요 45만명은 690명의 설문조사에서, 그 중 60% 이상은 월소득 500만원 이상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아이를 보내겠다는 잠재수요층이 9개월만에 9만명에서 45만명으로 5배 늘어났다. 그렇다면 이 45만명은 어떻게 산출했을까. 역시 관련 조사결과가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에 단서가 제공되어 있다.
 
45만명은 작년 12월부터 올 1월까지 한국리서치가 학부모 690명과 대학생 210명 등 총 9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나온 수치이다. 정확하게는 학부모 690명이 응답한 비율에 모집단의 수를 곱해서 산출하였다. 690명의 응답 비율이 45만명이 된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 수치가 정확한 것인지 불투명하다. 모집단이 어느 정도 규모이고 해당하는 인구통계가 무엇인지, 표본은 어떻게 추출했는지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즉, 설문조사의 내용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45만명’이라는 수치만 언급하고 있어서 의아할 따름이다.

뿐만 아니라 예전 사례와도 배치된다. 기본안을 수립할 때 설문조사를 하여 47.7%라는 비율을 얻은 바 있으나, 여기에 곱하기 해서 몇 명이라는 수치를 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언제는 설문조사 결과를 참고만 하다가, 언제는 설문조사 결과를 가지고 잠재수요층의 수치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해보자. 제대로 했을 것이라고 보자.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꺼리가 없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690명의 표본은 630명의 랜덤과 60명의 부스터로 구성되어 있다. 부스터 표본의 분포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랜덤 표본의 가구소득 분포는 알 수 있다.

<표 3> 제주영어교육도시 수요 추정 설문조사의 랜덤표본(학부모 630명)

월평균 가구소득

인원

비율

500만원 이상

300-499만원

230명

36.5%



500-699만원

250명

39.7%

63.5%

700만원 이상

150명

23.8%

630명





* JDC, <제주영어교육도시 도시개발구역 지정제안서>(2008. 5), 개발계획서의 11쪽

랜덤 표본 630명 학부모는 모두 월소득 300만원 이상이다. 월소득 500만원 이상은 400명으로, 63.5%에 달한다. 700만원 이상도 1/4 수준이다. 60명 부스터표본은 심층 파악을 위해 추가 확보한 인원이므로, 램덤 표본과 유사하거나 더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곧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어느 계층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시장조사 차원에서 이루어진 설문조사인 까닭에 월소득 300만원 이상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주요 대상이 누구인지도 알 수 있다. 최소한 월소득 300만원 이상, 가급적 500만원 이상은 되어야 제주영어교육도시를 소비할 자격이 되는 것이다.

   
▲ 송경원 진보신당 교육담당
하긴 그래야 앞뒤가 맞는다. 제주영어교육도시의 학비는 1년에 500-600만원 선으로 예정되어 있다. 기숙사비까지 합하면, 1천만원이다. 여기에 아이를 유학보내야 하니 그 외 비용도 필요하다. 정부측 연구용역은 그 일체의 비용을 학생 단독 유학일 경우에는 1,850만원, 부모 1인과 동반 유학일 경우에는 2,500만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현재 제주도와 JDC가 염두에 두고 있는 외국 학교의 경우에는 비용이 더 비싸다.

이 정도 비용을 부담하려면 경제적 소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마도 월평균 500만원은 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면, 서민은 제주영어교육도시를 이용할 수 있을까. 서민에게 제주영어교육도시는 뭘까.

그리고 제주도민에게 제주영어교육도시는 뭘까. 690명 표본의 지역별 분포가 공개되어 있지 않은데, 만약 690명 안에 제주도민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제주도민에게 영어교육도시는 뭘까.

<송경원 진보신당 교육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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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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